내려놓음 이런 걸까?

 

내려놓음 이런 걸까?

 

미용실에 다녀왔다.

매일 붐비는 그곳이 오늘은 조금 한산했다.

그동안 바쁜 시간만 골라서 갔나보다. 

한가한 시간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그 시간에만 갈게요.

 

나 혼자서 왕같은 서비스를 받으며 원장님의 속내를 들었다.

마음을 비우고 사신다는데도 이 미용실은 경기에 관계없이 붐비는 날이 많다.

 

오늘도 커트 하러 온 남자 손님을 욕심부리지 않고 보냈다고 하신다. 

눈치없는 남자손님은 원장님이 보낸지도 모르고 그냥 가셨겠지..ㅎ

아주머니 두분이 파마로 중화제 뿌려야하고 점심때쯤이라 식사도 해야되서 

핑계를 댔는데 기다리던 아주머니들은 그냥 해주지 왜 놓치냐고 하셨단다.

 

원장님은 아주머니들 파마도 여유롭게 해드릴 수 있었고

점심때라 라면을 끓여서 같이 먹으면서 마음편하게 해드렸다.

좋은 서비스 받은 아주머니들은 배불러서 보낸 걸로 오해하시더니 

그새 바뀐 마음으로 칭찬하면서 식사까지 드셨다고 했다.

 

원장님의 마음은 팔도 아프고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라 

욕심부리면 할 수 있었는데 하기 싫었다고 하신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런게 내려놓음 같았다.

20년 이상 했더니 이제는 괜히 실랑이 하기 싫고 필요한 사람은 다시 온다고 하시면서 정성스럽게 해주신다.

그래서 나도 다시 가는 거구~

 

나도 단골집이 있는데 그분께 오랫만에 갔더니 서비스가 예전같지 않더라.

서비스는 말보다 실력이고 배려가 아닐까?

이 원장님은 실력과 예쁜 말로 내 스타일을 잡아주신다.

그래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신다.

가격도 특별히 비싸지도 싸지도 않다.

 

이곳에 가면 굳이 스타일을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내가 가는 이유기도 하다.

가식이 필요없는 곳, 마음이 편한 곳

욕심없이 정성을 다하는 곳 

그런 곳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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